마하트마 간디는 서른일곱 살에 아내에게 '해혼식(解婚式)'을 제안했다.
아내는 고민 끝에 동의했다. 해혼한 뒤 간디는 고행의 길을 떠났다.
결혼이 부부의 연을 맺어주는 것이라면 해혼은 혼인 관계를 풀어주는 것이다.
부부가 불화로 갈라서는 이혼과는 다르다.
하나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자유로워진다는 뜻이다.
인도엔 오래전부터 해혼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부부가 자식 키우며 열심히 살다 자녀가 결혼하면 각자 원하는 대로 사는 방식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졸혼(卒婚)이 유행이라 한다.
말 그대로 '혼인 관계를 졸업한다'는 뜻이다.
졸혼은 사이가 나빠서 갈라서는 이혼이나 별거와는 다르다.
혼인 관계를 풀어주는 해혼과도 다르다.
부부로서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따로따로 각자의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가족이라는 생활 속의 구속에서 벗어나 상대의 자유를 서로 인정하는 것이다.
가장 일본인다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기적인 답답함도 느껴진다.
우리나라에도 곧 졸혼의 문화가 많이 생겨나겠지...
'늙으면 부부 밖에 남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가는가 보다.
너무 건강하게 오래 사는 탓이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듯 쿨~해보이지만
결국 인간은 끝까지 참 이기적인 호모 사피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