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유랑인...짚시...
젊은 날, 나는 바람처럼 떠돌아 다니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하였다.
힘들어서 떠나고 싶었는지 그냥 정처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떠나고 싶었었다.
가끔은 혼자 한계령 휴게소로 땅끝마을로 하루를 운전하며 달려보기도 했지만 언제나 현실에 충실히 살았고 방랑의 꿈은 항상 바램이 되어 창가에 걸려 있었다.
이젠 무릎도 아픈 노년이 되었다. 함부로 떠나기도 쉽지 않은 나이지만, 문득 퇴직 후 1년 정도는 무작정 여기저기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맞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금강변을 걸었다. 나는 하루 중 남편과 마매(강아지)와 함께 걷는 이 시간이 참 평안하고 행복하다.
가을 하늘 아래 낙엽이 지고 은행나무 가지엔 까치 한 마리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