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과 치매 노모를 보살피며 창고를 관리하고 있는 세이베이는 가난한 하급무사이다.
그는 칼을 차고 다니는 사무라이지만 칼과 무관한 삶을 살며 가정을 지키는 성실한 아빠이다.
동료들은 황혼이 되면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그를 '황혼의 사무라이'라고 놀림의 별명을 주었다.
영화 제목 '황혼의 사무라이'는 주인공을 나타내기도 하면서 막부 시대가 끝나가는 시대적 배경을 나타내는 이중적인 의미로 붙여졌다. 칼의 시대가 끝나고 총과 대포를 사용하는 새로운 시대로 변하는 1800년대 초기 즈음의 이야기다.
세이베이의 사랑하는 여인 토모에는 전형적인 일본 여성이지만 시대를 보는 눈은 세이베이보다 더 빠르고 사랑의 표현도 적극적이다. 세이베이는 비록 칼을 사용하지 않고 가정을 지키기를 원하지만 영주의 부름에는 죽음을 각오하고 칼을 들어 충성하는 우직한 전형적인 사무라이다.
토모에와 세이베이의 애틋한 사랑은 시대상을 더욱 섬세하게 잘 표현해주고 있다.
조용하고 잔잔하고 일본인들의 역사적인 관습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영화다.
일본에는 사무라이 문화가 존재했고 조선에는 선비 문화가 있었다.
사무라이 문화와 선비 문화만큼 간격이 큰 문화적 차이를 갖고 있기에 일본인은 우리와 많이 닮아 있기도하고 또 극히 다른 차이를 보인다는 생각을 영화를 보는 내내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