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톰 필립스 / 홍한결 옮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진짜 큰 바보짓을 저질러본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바친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무척 도전적인 지은이의 첫 문장이었다.
성공한 정통적인 역사의 뒤안길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연들 혹은 실패한 역사의 현장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손에 잡았다. 다소 거친 표현들이 지은이가 의도적으로 표현한 냉소인지 옮긴이의 과장된 해석인지 불분명하지만 중간중간 비아냥거림 같이 느껴지는 불편함들이 있었지만 흥미진진하게 끝까지 읽었다
*우리 뇌는 바보 _ 우리 머리는 교향곡을 작곡하고 도시를 계획학고 상대성이론을 생각해내지만, 가게에서 포테이토칩 하나를 살 때도 무슨 종류를 살지 족히 5분은 고민해야 겨우 결정할 수 있다
*아 좋았던 환경이여 _ 인간은 발길 닿는 곳마다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존재다
*생명은 살 길을 찾으리니 _ 동식물을 제 뜻대로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인간의 과신은 번번이 큰 화를 초래한다
*지도자를 따르라 _ 나서서 남에게 명령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것이 옳은 일인지는 의문이지만.....
*대중의 힘 _ 절대 권력자들이 어마어마한 스케일로 막장 짓을 벌이곤 했기에, 역사상 여러 나라에서 그 폐단을 줄이고자 민주주의라는 것을 시도하곤 했다.
*전쟁은 왜 하나요 _ 전쟁에 수반되는 그 난리 법석과 폐쇄적 사고와 마초적 뻘짓을 보면 인류가 얼마나 다방면으로 당하는 재주를 타고났는지 잘 알 수 있다.
*식민주주의 화려한 잔치 _ 인간의 역사란 멀리서 보면 제국들이 흥했다가 망하고 서로 학살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바보와 현직 대통령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쉽게 푼 외교 이야기 _ 외교란 한마디로 대규모 인간 집단끼리 서로 개자식처럼 굴지 않는 기술이다.
*신기술에 열광하다 _ 과학, 기술, 산업 시대의 태동은 인루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재 우리는 우주에서도 사고를 칠 수 있게 되었다
미래를 못 내다본 실패의 간략한 역사 _ 인간은 과거에 했던 실수를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반복하고 있다.
우리는 패턴이 없는 곳에서 패턴을 읽는다.
세상일이란 다 아이러니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대규모로 죽을 쑤는 원인은 바로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징,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 바로 그 특성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역사에 대한 책이자 착각과 실패에 대한 책이다
일은 깨끗이 해결해 놓았다 싶을 때 슬금슬금 꼬이기 마련이다. 천하장사 시구르드의 교훈(뻐드랑니 족장의 머리를 매달아 말타고 달려왔으나 뻐드렁니에 긁힌 상처로 인한 염증으로 죽음)을 잊지말자
우리 뇌는 바보- 확증편향, 선택지지 편행, 집단사고, 더닝크루거효과, 편승욕구, 집단적 공황 등
우리 뇌가 저지르는 온갖 실수 중에서 '과신'과 '낙관'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
자만심! 소망적사고! 현실회피! 3박자 사고방식은 반드시 패망을 불러온다
인류의 바보짓과 막장짓 - 우리 인간은 그럴듯한 스토리와 망상을 동원하여 자신이 실제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자신을 속이는 집요한 본능을 가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다리엔 이야기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한 나라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교역 상대국의 지리적 연합은 외면하고 무한한 세계적 영향력이라는 환상을 찾는 한편 이를 부추킨 제국주의적 자유무역 광신자들이 막연한 계획을 애국적 피해의식으로 포장하면서 현실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를 시종일관 무시한 이야기다.
인공지능이 과연 항상 우리 편일까?
우리는 인간이 결정할 일을 컴퓨터 알고리즘에 점점 많이 위임함으로써 파멸을 맞을지도 모른다. 알고리즘은 인간이 주입한 그 모든 편형과 그릇된 전제를 더욱 증폭시킬 뿐이다. 만약 우리가 인간보다 훨씬 똑똑하고 유능한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게 된다면 창조자가 자신의 발명품에 의해 파멸을 맞으리라는 시나리오는 황당해 보일지 모르지만 똑똑하다는 사람들 중 그 가능성을 꽤 진지하게 간주하는 이들이 우려스러울 만큼 늘어나고 있다.
아니면 그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인류는 핵전쟁으로 멸망할지도 모른다.
케슬러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궤도상에서 뭔가를 버리면 그게 어디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주선에서 던진 쓰레기는 우주선이 돌던 궤도와 똑같은 궤도를 거의 비슷한 속도로 돌게된다. 그러면서 다른 쓰레기와 충돌하기도한다. 이게 왜 골치아픈 문제냐 하면 궤도를 보는 속도란 워낙 엄청나기 때문에 충돌의 파괴력이 실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아주 조그만 물건과 한 번 충돌하는 것만으로도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위성이나 우주정거장이 산산조각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충돌 사고 한번 나면 ...그렇다. 수천 수만 개의 우주 쓰레기가 새로 생긴다. 그것들이 다 이제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케슬러는 이렇게 내다 보았다. 언젠가 결국 우주의 쓰레게 밀도는 어떤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 그 때부터는 매번의 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더 많은 충돌로 이어져 결국 우리 지구는 초고속 쓰레기 미사일의 거대한 장막으로 덮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위성은 쓸모가 없어지고, 우주로 나간다는 것은 치명적 위험을 안게 된다. 사실상 지구에서 영원히 못 나가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1년후, 10년후, 100년후에 우리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어떤 뜻밖의 변화가 일어날지는 몰라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똑같은 짓을 계속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우리가 처한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릴 것이고, 정교한 환상의 세계를 구축해 우리가 지은 죄를 잊으려 할 것이다. 경제 위기가 터진 후에는 대중 영합적 정치인에게 표를 줄 것이다. 돈을 더 벌려고 아옹다옹할 것이다. 집단 사고와 광풍과 확증 편향에 빠질 것이다. 지금 우리 계획이 아주 좋은 계획이고 잘못될 리는 전혀 없다고 거듭 되뇌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러지 않을 수도 있을까? 어쩌면 지금 우리는 바뀔지도 모른다. 과거를 통해 배우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마무리에 인간의 바보짓에 대한 본인의 과도한 비관일지도 모른다고 똑똑한 호모사피엔스가 이제는 지혜와 분별력을 점점 키워가고 있으니 이제는 바보짓이 사라질 새 시대의 여명기일지도 모르겠다고 희망의 메세지로 글을 맺었지만 지은이 본인도 그리 희망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듯하다. 쓸쓸히 책을 끝까지 읽어준 독자에게 그래도 희망 메세지로 마감하려는 예의로 보인다.
인간! 참 복잡한 종자다.